053-427-1144
09:30~18:00 주말·공휴일 휴무 자주 묻는 질문들 클릭
구. 대구은행
504-10-148513-0
구. 대구은행
504-10-289760-5
제목 | 내 마음의 시인 | 등록일 | 03.08.11 | 조회 | 496 |
---|---|---|---|---|---|
휴가 내내 집에서 글쓰기와 책 읽기로 보내고 보충수업 하는 고2딸의 수발 들기가 여간 고역이 아니었는데 별안간 바다가 보고 싶어 지는 날 우리 모녀는 복잡은 여름바다 대신 차밭을 선택했습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남도땅이라 일찍은 새벽도 신이 났답니다. 정약용 선생님에 대해 오래전에 공부해온터이지만 모르는것이 너무나 많아 설명을 듣는중에도 부끄러움이 몸둘바를 모를지경이였지요. 사방이 뚫린 찻집에서의 군수님 이야기도 너무 좋았고 창문 너머 살그머니 들어오는 선비 닮은 바람이 우리를 너무나 행복하게 해주는 곳이었답니다. 달디단 비빔밥 한그릇은 꿀맛이었고 부른배를 두드리며 오르는 약간 힘든 오솔길이 지나고 숲속에 숨바꼭질 하듯이 숨어있는 백련사에 당도하여 부처님께 삼배 올리니 그 환한 미소가 온 마음을 밝히네요. 시내로 진입하여 김영랑시인의 생가를 들렀는데 집뒤로 핀 세죽과 이파리 무성한 모란을 잊을수가 없네요. 제가 김영랑선생님의"오메 단풍 들것네"를 엄청 좋아하거든요.키재기 하듯 자란 들판의 초록벼들위에 눕고 싶은 마음 가슴속에 감추며 차밭에 당도 했습니다. 몰랐는데 무슨 드라마 촬영지라고 하네요. 아침마다 향을 피우고 차를 마시기를 좋아하는 저로써는 참으로 대단한 일이네요.마실줄만 알았지 첨 봤거든요. 쭉쭉빵빵으로 뻗은 삼나무를 제 딸은 닮고 싶어 했지만 사진만 찍고 삐껴가는 사람보다는 빵빵해도 몇번을 우려 먹어도 새로운 맛이 나는 차나무같은 사람이 되라했습니다. 저 역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답니다. 차창 밖으로 오후의 열기를 식히는 빗소리를 들으며 돌아오는 길은 피곤도 하지만 못 부르는 콧노래가 절로 흥얼 거려지네요. 처음 낯선이들과의 여행이 큰 부담 될줄 알았는데 오히려 너무나 편하고 늘 미소와 낮은 목소리로 다정히 대해 주시던 기사분과 소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드립니다. 웃음소리가 아름답던 여러 어린 친구들과 젊은 엄마들, 우연잖게 마추치며 내가 잡아주던 앵글속에서 예쁘게 웃던 네명의 천사들, 너무 조용한 그림처럼 평화로와 보이던 어르신내외분 그리고 함께 했던 모든분들 건강한 여름 나시고 다음에 또 함께 신나는 여행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