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섬, 仙遊島를 다녀와서
언제부터인가 그토록 가보고 싶어 무던히도 그리워하던 여행지 중의 한 곳인
仙遊島를 몇 번의 갈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갑작스런 사유로 물거품이 되다가 드디어 가 볼 날이 왔다.
그날따라 날씨마저 유달리 봄날처럼 포근하여 새벽 일찍부터 부산을 떠느라 우리내외는 마치 그 옛날 어린시절 소풍 가던 날 마냥 설레던 그런 기분이었다.
우리 내외는 그 기분을 주체치 못해 너무 일찍 출발 지정장소에 간 탓으로 아직 아무도 오지 않았다. 기다림의 연속 선상 끝에 그럭저럭 오늘의 일행들과 차내에서 가벼운 수인사도 하며, 산뜻한 출발 시동에 맞췄다.
모처럼 만에 내외가 함께 가는 그 맛에 집사람은 어느 때 보다도 마냥 소녀 같은 마음으로 자꾸만 생글거린다. 차창 밖 으로 펼쳐지는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를 옮겨 놓은 듯한 늦가을 산야의 이슬 머금고 잔잔한 바람결에 휘날리는 갈대의 흰 머리카락이 아침 햇살에 반사되어 화사한 은빛 물결이 일렁이는 황홀한 매혹적인 광경 또한 이런 여행이 아니면 맛볼 수 없음에 더욱 감명 깊은 마음속 고마움으로 대신하고프다. 어느덧 빼어난 주위 경관과 함께 조화롭게 잘 배치된 「드라마 薯童謠 촬영지」를 직접 들러보니 드라마 상으로만 보던 것과는 또 다른 감흥이 들며, 지나간 「드라마 薯童謠」의 내용과 함께 그 옛날 善花公主와 薯童과의 애틋하고 따사로운 사랑의 파노라마가 주마등처럼 클로즈업 되어 밀려오는 듯도 하였다. 촬영지를 뒤로하고 줄 곳 내달려서 그 옛날 우리나라 최대의 곡물 수송항으로 이름난 군산항을 처음 대하니 그 항구 길이가 생각보다 엄청나게 긴 규모에 놀랐다.
군산항을 뱃길로 무려 30여분이나 족히 넘게 걸려 빠져나오니 좌우로 펼쳐져 있는 기기묘묘한 작고 큰 섬들이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1시간 여를 따라 오는 속에 그리도 학수고대 하던 仙遊島의 비경이 눈앞에 장관으로 펼쳐지면서 우리들 일행을 반겨 맞는다. 그야말로 감개무량하기 그지없었다. 촉박한 뱃 시간에 쫓겨 어렵사리 조그만 버스 안에 다른 일행들과 뒤엉켜 부대끼면서 섬 주변의 좁은 도로를 바삐 누비면서 운전기사의 친절한 섬안내 설명을 들으랴, 섬주변의 무녀도, 장자도, 대장도, 신사도, 등 제마다의 빼어난 절경을 앞 다투듯 하면서도 사이좋게 어깨동무 하여 우리를 포근히 감싸 안아 반겨 맞아주는 모습에 나는 너무 반가워서 하마터면 넋을 잃을 뻔 했다.
그야말로 섬이름 그대로 신선이 노니는 별유천리에 온 것만 같았다. 이 곳은 다른 곳에 비해서 그래도 아직은 때가 덜 묻은 깨끗한 자연 환경 및 인심과 주변 절경에 취해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마음 간절하나 제한된 체류시간 1시간여가 너무나도 빨리 지나가 아쉽기 그지없었다. 그래서 내자와 다음에 몇 일간을 머무를 시간적 여유를 갖고 다시 꼭 올 것을 기약 하면서 기우는 서녘 햇살을 받으며 먹어보는 맛깔스런 상큼한 이곳 자연산 생굴 맛에 반해 떨어지지 않는 발길에 못내 아쉬움 마음을 담아 선유도 부둣가에 남겨둔 채 끼럭끼럭 애절한 울음으로 전송하는 갈매기 떼들의 나부낌 속에 오던 뱃길로 다시 뱃머리를 돌려 되돌아 나오면서 돌아보니 저 멀리 아련한 안개 속에 신선이 마주 앉아 바둑을 두며 유유자적 하는 듯한 아스라이 보이는 선유도가 다시 오라고 손짓하는 것 만 같았다. 내자와 팔짱을 끼고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여느 때 보다 왠지 더 가벼워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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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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